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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0219 녹슨 쇠냄새가 짙게 배인 벌건 인영과 군체 사이를 헤치며 모래인지 자갈인지 모를 땅에 통신용 탐침을 박아 넣는다. 개척자, 모험가, 방랑자. 그런 낭만적인 단어로 대표되곤 하는 헌터. 그러나 선봉대 소속의 헌터가 하는 일은 이런 일들이다. 보물이 가득 든 상자를 독차지할 일도, 좋은 무기를 빼앗을 일도 없는, 시키는 대로의 일을 반복할 뿐인 고요하고 지루한 작업….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없고 바라는 것 만을 위해 걸을 수도 없는 헌터는 진정 헌터라고 부를 수 있나…. 다 질린 일을 당장이라도 버려 놓고 도망가고 싶은 마음을 꼭 닫기 위해 괜히 무게를 잡고 혼자 청승을 떤다. 심어 놓은 탐침 주변으로 흙을 덮어 올리는 일에도 그런 기색이 노골적으로 묻어난다. 발로 깨작대지 말고 제대로 하라는 화력팀원의..
낼모레는 쪼꼬의 날 진홍이 시작되었다. ‘우정, 유대, 사랑… . 그런 걸 기념한다는 것 치곤 매번 과격한 놀이를 시키는구나… .’ 라고, 더블-2는 퍽 수호자답지 않은 생각을 한다. 샤크스가 축제에 대해 열성적으로 떠드는 모습에 대고 표정관리를 할 필요 없는 몸이라는 점을 다행이라고도 여기면서. 더블-2는 태생이(라는 말은 이상하지만, 고스트의 표현을 빌렸다.) 조용하고 분쟁을 피하는 성정이어서 시련의 장이라면 치를 떨었다. 늘 큰 목소리로 시련의 장을 권유하는 목소리도 견디기 힘겨워 평소에는 샤크스의 그림자라도 눈에 비치면 도망가기 일쑤였다. 그렇다면 이런 축제의 주간에는 선봉대 복무는 잠시 내려 두고 여타 다른 헌터처럼 자유를 즐기면 좋으련만, 여기서도 또 쓸데없는 성실함과 유도리라곤 쥐뿔도 모르는 뻣뻣한 태생적인 성..
□ 어둠을 받아들이시오 "받아. 피라미드 조각이야." 금속이라기엔 가볍고 플라스틱이라기엔 단단하다.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는 물질이 손 안에 떨어진다. 검지와 엄지로 붙든 채 이리저리 돌려보다 가볍게 손에 쥐었다. 검은 조각을 훑던 시선이 다시 돌아오자 눈 앞의 엑소가 입을 연다. 상대방을 가늠하는 듯한 올곧은 시선. 마주하기 어렵다. 그러나 피했다가는 쥐었던 파편 또한 빼앗길테지. 곧은 성정의 사람은 늘 껄끄럽다. "바로 힘을 주지는 않는군요." "그래. 시험에 통과해야해. 나는 어둠의 힘을 제어하지 못하고 무너진 사람들을 알아. 그들은 스스로 무너져내릴 뿐만 아니라, 주변을 파멸로 몰지." 뭘 그렇게까지. 분위기를 풀기 위한 가벼운 농담조의 불만 따위는 그 앞에 내놓기엔 부적절하다. 속으로 삼키며 흐르는 이야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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