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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 OC/.ssul

제목뭐하지.. 1027

이오의 깊은 동굴 속.

발목 아래쯤의 깊이로 고여있는 빛나는 물웅덩이엔 시체가 두 구, 나란히 누워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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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치 않게 둘이나 덥석 죽이고 말았다. 서로 각별하게 구는 사이란건 알고 있었지만 목숨을 내던질 정도라니.. 눈앞에서 펼쳐졌던 신파극을 다시 떠올리니 절로 한숨이 난다. 고스트가 죽은 고스트들의 메모리 소거를 실행하는 동안 성실히 선봉대 임무와 관련된 조사를 마친 뒤 보고서 내용을 짜맞춘다. 수호자 실종사건, 마주친 굴복자 중 아직 식별이 가능한 몇몇을 대조해 본 결과.. 일부 신원이 확인되었음. 수색 및 조사 중 수호자 두 사람이... . 녹색 동굴 안쪽에서 계속해서 굴복자가 내는 불쾌한 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방금 죽은이들의 비명소리보다야 훨씬 나았다. 이오나 타이탄에서의 화력팀 실종사건이야 왕왕 있는 일이니 이 보고 또한 그저 안타까운 기록 중 하나로 남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죽어 사라지는 곳에서 어떻게 홀로 귀환하였는가에 대한 스토리는 필요 없겠지. 못쳐줘도 백년은 족히 구른 짬밥을 헛으로 알진 않을 것이다. 이 두사람 또한 별로 다르진 않았지만.. 그게 이 이야기가 비극으로 남는 이유겠지. 작게 콧방귀를 뀐다. 우습지도 않은 실수로 제 소중한 동료와 자신의 목숨, 두 가지를 전부 빼앗긴 머저리로 남는 것보다야 이 쪽이 훨씬 나을테다.

이번에 '일'을 친 이유야 늘상의 그것 때문이었다. 꼬리자르기. 녀석이 나를 께름칙하게 여기며 동향을 이모저모 관찰하는 낌새가 느껴졌다. 상관에게 미리 보고하지도 않고 먼저 대놓고 접근하다니.. 자취를 뒤쫓던 모습을 돌이켜보면, 허술한 녀석이 아니어서 보고있기 거북했다. 잃을 게 많은 주제에 녀석은 꽤 거칠게 내 주변을 헤집으며 내 뒤를 쫓다니. 덕분에  사소한 모든 부분을 한동안 신경써야했다. 새벽에 방황하고 있으면 슬쩍 미행을 붙어오던 것도 귀찮았다.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일'에 대한 것을 떠보지를 않나... . 무려 '그'와 접촉했다는 사실을 은근슬쩍 흘리기까지. 생각이 거기까지 닿자 짜증스레 눈매가 구겨진다. 의식하고는 미간을 문지르며 생각을 쫓아낸다. 하여튼 다들 주제를 모르고 덤벼들기에만 급급해서는... . 그 모자란 판단력 덕에 귀찮은 뒤처리를 잔뜩 해야하는 것이 상당히 불만스러웠다. 미간을 누르던 손으로 얼굴을 훑어내린다.

이런 식으로 일은 치를 땐 늘 묘한 회의에 사로잡히곤 한다. 피비린내를 맡아 긴장이 고조되었던 것의 반향이겠지, 하고 애써 생각을 떨치려해도 가라앉은 기분은 생각하고 싶지 않은 주제를 수면으로 끌어온다. 아,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야 하는건지... . 피로감과 자조를 느낀 끝에 찾아낸 매듭도 늘상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자처해 벼려낸 삶이 바스라져 재가 되어 사라질 그 순간을 한참 멍하니 가늠한다. 바닥에 누워 찾아온 평온을 만끽하고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 끝에 쉬고싶다는 무른 마음이 튀어나올 때 쯤 양 볼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두드려 정신을 환기한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시체를 마저 수습해 증거를 지우고 알리바이를 만들어내야했다. 거의 끝난 작업이지만, 철저히 해두어야하는 중요한 일에 잡념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

시체를 굴복자가 죽을 때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하는 것 정도야 어렵지 않은 것이다. 샙, 일단 우주선에 갖다 둬. 나중에 내가 수습할게. 녀석은 가벼운 고스트 한숨 소리와 함께 귀찮은건 늘 내 몫이지. 하고 대답하며 귀찮은 전송과정을 도맡아준다. 그렇게 눈 깜짝할 새에 동굴에 혼자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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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야 뭐 태워서 적당히 숯과 섞어 어따 버리지 않을까 싶다네요

그나저나 아 완전 수상하다 이오 동굴 깊은 곳에서 혼자 정처없이 이곳저곳 들쑤시고다니는 수호자! (임무중이엇는지 조금 꼬질.) 주변은 전투가 막 끝난 이후인지 굴복자 영역에서 나는 특유의..냄새..에 섞여 화약냄새와 피비린내가 조금 섞여있음..  서술을 무슨..조사인지 모험인지하는 인겜에서 주절주절 들엇던 것같은데 기억 안나서 대충 때우는 문장임

또 쓰고싶은 것만 잔뜩 써버리는 바람에 상황설명이 부족한 것 같아 요약 : 이오에서의 실종 사건 조사하기 위해 선봉대에서 에반스+2 화력팀을 파견함 근디 임무서 에반스가 다른 둘을 슬쩍 슥삭하고 태연히 보고서에 걔들은 전투중에 굴복자한테 당해서 죽엇음 흑흑. 쓰..고는 상황수습하고 있는거임 이런저런 자세한 설정이 미스라면 일단은 그냥 넘어가주세요 미안합니다 알못이라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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